말리부 디젤 측후방감지기 DIY

나이가 들어가면서 주의력이 산만해졌나보다. 사각지대에 있는 차를 못보고 차선 바꾸려다 빵~ 소리에 놀라기도 하고...는 핑계고, 그냥 하고 싶어서 시작했다.
BSD(Blind Spot Detection), BSA(Blind Spot Alert) 혹은 측후방감지기로 불리는 녀석을 직접 설치해봤다. 갑자기 월요일에 쉬게돼 새벽부터 작업해봤다.
사전 조사를 해보니, 제조사 순정품이 아닌 BSD는 크게 두 가지 방식이 있었다. 하나는 주차 후방감지기랑 원리가 같은 초음파 타입, 또 하나는 순정과 비슷하게 레이더를 이용한 방식이다. 초음파식은 그냥 뭔가 있으면 알람을 준다. 도로 옆 가드레일 등 구조물에도 반응하는 식이다. 그래서 순정과 가까운 방식인 레이더 방식을 선택. 레이더 방식 중에도 24Ghz, 77Ghz 두 가지 옵션이 있더라. 당연히 77Ghz가 좋긴 하겠지만, 가격이 20만원 가까이 하는터라 24Ghz를 선택.

알리에서 제일 싼 것을 찾아서 코인과 함께 결제했더니 대략 4만7000원쯤에 구할 수 있었다. (돈 만원쯤 더 주고 남들 많이 사는 걸 고르는 게 나았을 거라는 건 설치 중에 깨닫게 된다)



일주일쯤 뒤 택배가 도착했다. 내용물은 대략 이정도. 좌우 레이더 센서 2개, 각도기(?) 기타 배선들이 빠짐없이 들어있다.

오전 6시 30분 작업 시작. 7시30분부터는 아들 등교 준비를 도와야하기 때문에 레이더만 장착하기로 했다. 뒷범퍼를 내렸다. (세차를 안해서 매우 더럽ㅠㅠ) 지난번 후방카메라 교체할 때 범퍼를 내려봐서 그리 어렵지 않았다. 대략 30분쯤 걸려 범퍼 탈거 완료.


좌우 센서를 달아줬다. 초강력 양면테이프만으로 고정이 될까 했더니 안되더라. 그래서 부득이 피스를 박았다.
이 브라켓 때문에 후회를 했다. 알리의 다른 제품들은 고정 브라켓이 디귿자로 돼있어 센서 각도를 적당히 조절해준 뒤에 나사를 꽉 조으면 고정된다. 하지만 내가 산 제품은 기역자로 된 브라켓이고 손으로 무식하게 구부려 각도를 조정하는 방식이다. 정밀한 조정이 안돼 후회했다. 동봉된 종이 각도기를 사용해 각을 재면서 옆 차선을 20도로 쳐다보게 구부려줬다.

양쪽에 레이더 설치 후 각도를 맞춰 준 모습. 여기까지 해놓고 뒷범퍼를 장착한 뒤 집에 올라가 와이프랑 아들 보내주고 다시 작업 시작.


트렁크 마감재를 젖힌 뒤 좌우 깜빡이와 후진등에 각각 배선을 연결했다. 선을 살짝 까서 둘둘 감은 후 납땜한 뒤 전기테이프로 마감했다. 마키다 배터리를 쓰는 납땜기가 있어 전원이 없어도 땜질이 가능하다. 코인 할인으로 1만1000원 정도에 구매. 배터리는 용량에 따라 1만~2만원쯤한다.

여기까지 끝내놓고 퓨즈박스쪽으로 선을 가져왔다. mp686(스마트폰 블루투스로 문 열고 닫는 릴레이) 등 온갖 배선들이 퓨즈박스 안에 엉켜있어 정리하느라 힘들었다. (사실 정리라기보단 그냥 우겨넣었다ㅠ) ACC와 접지를 연결한 뒤 좌우측 LED를 연결해주면 설치는 끝. 조수석 A필러쪽으로 선을 빼는 것은 옷걸이 낚시질로. 선정리는 잘(?)하면 되는거라 따로 사진은 남겨놓지 않았다.


순정은 좌우 사이드미러에 LED가 표시되지만, 사제는 LED를 A필러에 붙이는 방식이다. BSD용 사이드미러(혹은 거울만)를 따로 구해서 작업해도 되지만, 가격이 비싼데다(중고도 한쪽에 7만원쯤은 하더라) 도어쪽으로 배선하는 건 꽤나 귀찮은 작업이기 때문에 우선 이렇게 고정했다. 테스트 주행해보니 A필러 LED는 시선이 멀어서 좀 그렇다. 저렴하게 사이드미러에 표시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다.
테스트해보니 각도의 문제인지 오른쪽 바로 옆차선은 당연히 탐지하는데, 그 옆차선도 절반 쯤은 감지하는 것 같다. 각도를 좀 더 안쪽으로 옮기면 나아질 것 같긴한데, 그럴러면 뒷범퍼를 또 내려야하니 귀찮다. 다음에 다른 일로 범퍼 또 내릴 일이 생기면 그때 조금 더 안쪽으로 조정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