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디젤 프론트 스프링 교체기

회사 주차장에서 나오는데 '텅' 소리가 났다. 요철이 심한 도로를 달리니 달그락 거리는 소리도 났다. 조수석 앞쪽 쇼크업소버 스프링이 부러졌다는 걸 직감했다. 운전석 앞쪽 휠 스피드 센서 교체할 때 조수석도 보니 스프링이 부러진 부분이 보였다.
당초 알리에서 90달러가량의 업소버 + 스프링 일체형 양쪽을 사서 갈려고 했다. 알리에 주문까지 해뒀지만, 큰 돈을 들이긴 싫어서 부러진 스프링만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우선 OVM잭으로 차를 띄우고, 안전 말목으로 받쳐뒀다. 안전을 위해 앞바퀴를 빼 차 밑에 넣어뒀다.

우선 앞쪽에 보이는 스태빌라이저 링크 너트를 풀어줬다. 18mm다.

그리고 하체와 연결돼 있는 너트 2개(18mm 였던 것으로 기억한다)를 풀어줬다. 아직 얼마 안뛰어서(6만6000km가량) 그런지 볼트가 쩔어있진 않았다.

그리고 보닛을 열어 업소버 고정 너트를 풀어줬다.
여기까지 했다가 스프링을 교체하지 못하고 원상복구했다. 위쪽 업소버 고정 너트를 풀려면 24mm 롱복스가 필요한데, 짧은 복스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알리에 롱복스 셋트를 추가로 주문해뒀다. 역시 정비는 공구빨이다.
알리에서 주문한 롱복스 세트가 도착해 1일 밤 아들을 재워놓고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롱복스로 쉽게 보닛 안쪽 업소버 고정 너트를 풀어냈다.

너클과 업소버에 연결된 관통볼트를 풀어냈다. 즉, 스태빌라이저 링크랑 연결된 너트 1개, 아래 관통 볼트 2개, 보닛 안쪽 업소버 상부 고정 너트까지 총 4개를 풀어내면 프론트 업소버 세트(서양 형님들은 스트럿이라고 부르더라)를 빼낼 수 있다.

그리고 스프링 압축 툴을 이용해 업소버에서 부러진 스프링을 빼냈다.

왼쪽이 신품 스프링, 오른쪽이 구품 스프링. 구품 스프링 아래쪽을 보면 스프링이 한마디 짧은 것을 알 수 있다.

스프링 압축 툴을 이용해 스프링을 압축한 뒤 업소버에 결합한 모습. 매우매우 힘들었다. 현대/기아차는 대부분 스프링이 일자형태였지만, 쉐보레 차는 항아리 모양으로 위쪽과 아래쪽이 좁고 가운데가 불룩한 형태기 때문이다. 스프링 압축 툴도 내가 산 것 말고 알리에서 파는 다른 구조의 상품이 훨씬 작업하기 좋았을 것이란 생각도 들었다.

예를 들어 이런 것....
어쨌든 겨우겨우 스프링을 결합하고, 업소버 세트를 차에 장착한 뒤 작업을 마무리했다. 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장장 세 시간이 걸려 대충 끝냈다.
그런데...
쉬는날인 다음날 새벽, 본가에 잠깐 들리려고 차를 빼는데 조수석 업소버에서 찌그덕 소리가 났다. 스프링과 업소버가 맞닿으면서 삐그덕 거리는 소리였다. 사실 밤에 작업을 완료해놓고 찜찜한 부분이 있었다. 스프링 아래쪽엔 업소버 받침(?)과 부딪히지 말라고 스펀지로 된 인슐레이터가 붙어있다. 그런데 전날 밤 스프링 압축툴로 작업하는 과정에서 대충 결합했더니 그 인슐레이터에 스프링이 제대로 안착되지 못해서 나는 소리였다.
결국 새벽부터 주차장에서 재작업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말로 설명하기 참 어렵지만, 스프링 압축툴을 이리저리 옮겨가며 최적의 위치를 잡아 스프링을 압축해 결국 인슐레이터에 스프링을 잘 안착시키고 작업을 마무리했다. 재작업엔 2시간가량 걸렸다.
롱복스가 없어서 중단한 최초 작업에 2시간, 롱복스 도착 후 작업에 3시간, 재작업에 2시간... 도합 7시간의 작업 끝에 스프링 교체작업을 해냈다.
스프링 작업을 끝내고 보니 최초 계획한 대로 알리산 스트럿 세트를 한방에 교체하는 게 나았겠다 싶었다. 스트럿에 들어가는 고무가 다 삭아서 없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실제로 테스트 해보진 못했지만, 외관상 쇽 업소버 역시 유압이 많이 빠져있을 것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작업 난이도 면에서도 훨씬 쉬웠을 것이다.
어쨌든 이렇게 자가 정비 또 하나 완료. 이번에 이런 저런 공구들을 꽤 사놔서 엔진작업 같은 어려운 작업만 아니라면 어지간한 것들은 다 할 수 있을 것 같다. 특히 시간 맞춰 정비소 방문하기 귀찮은 엔진오일, 미션오일, 연료필터 교체 등도 충분히 DIY로 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폐오일 처리방안을 마련해야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