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리스 배열 키보드 ABM066 조립기


1년 전 쯤 앨리스배열 기계식 키보드 DIY를 하다가 중단한 적이 있다. 구현까지는 성공했지만, 하우징을 만들 방법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목공을 하자니 기술도 부족한데다 장소도 마땅치 않았고, 3D 프린팅 역시도 설계 기술이 부족해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레진을 이용해 뭔가 케이스 비슷하게 만들어보려고 했다. 대충 케이스 비슷하게 만들긴 했는데, 갈아내고 어쩌고 하긴 시간도, 공간도 부족했다. 이대로 키보드 DIY는 방치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알리 뒤져보기 취미생활을 하다가 위의 키보드 베이본을 발견했다. 가격도 나름 합리적이었다. DIY를 위해서 스위치와 키캡은 마련해놨으니 추가 비용도 들지 않겠다 싶어 질렀다.

예쁜 케이스에 담겨서 도착.


밀크커피 컬러라는데 색깔이 생각보다 예뻐서 마음에 들었다.

스위치를 꽂아준 뒤

키캡을 장착했다. 키캡은 기존에 쓰던 것을 재활용했다. 키보드 베어본과 어울리는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 스페이스바 2개도 조금 짧은데 뭐 크게 상관없다. 문제는 5열짜리 기보드라 F1~F12 키가 없다. 이게 큰 문제는 아닌데 Delete 키가 없다는 것은 좀 큰 문제다. 그래서 왼쪽 ESC 밑에 Del 키와 Win키를 넣어줬다. 디폴트 레이아웃에서는 페이지업/페이지 다운이 있는 위치다.

설명서에 보니 VIA라는 프로그램으로 키 배열을 설정할 수 있다고 한다. 펑션키와 화살표키의 조합으로 페이지업/다운/홈/엔드 키를 배열해줬고, 한자키는 펑션 + 오른쪽 알트로 잡아줬다. 이 정도 해줬더니 대충 쓸만하게 됐다. 물론 내가 쓸건 아니지만.. 주로 쓸 와이프한테 물어보니 페이지업 다운 등의 키와 한자키는 잘 안쓴단다. 이대로도 잘 쓰고 있다고.

이 키보드엔 볼륨 조절용 노브와 조그만 OLED 창이 있다. 시계가 나오고, 캡스락이 켜지면 보여주는 기능도 있다. 창에 뜨는 애니메이션을 커스텀할 수도 있는데, 그냥 이대로가 좋아서 내비뒀다.
또 이 키보드는 유선, 블루투스, 2.4G Dongle 3가지 모드를 지원해서 상황에 맞게 쓸 수 있어 좋다. DIY라고 할건 없고 조립 정도지만 한동안 아무것도 올리지 않아 올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