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러지 도어 수리 DIY

개러지 도어 수리 DIY

미국에서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건 차고가 있단거다. 조만간 엔진오일과 미션오일 교체를 비롯해 다양한 작업을 할 예정이다.

그런데 어제 사건이 터졌다. 약속 시간에 늦어서 마음이 급한 나머지, 차고문이 완전히 열리기도 전에 차를 빼다가 그만 차 천장과 차고문이 부딪힌 것이다.

문은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데, 한 쪽은 레일에서 이탈했고, 또 다른 쪽은 고무 베어링이 파손됐다. 20분쯤 어떻게 해보려고 용쓰다가 그냥 차고문을 열어둔 채로 사과따기를 위한 농장으로 향했다.

가는 길에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여긴 사람 부르면 무조건 수십만원은 들텐데부터, 스스로에 대한 원망까지...

농장서 아이랑 노는 동안에도 틈틈이 수습 방안을 고민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Secured T30 별나사세트, 부서진 롤러 1조(2개 세트)를 사왔다. 각거 8불, 10불쯤 들었다.

찬찬히 돌아보며 분해. 그런데 분해하다보니 도르래(?)에 걸려있던 와이어까지 빠져버렸다. 두 시간 동안 땀 뻘뻘 흘리다가 뭐가 안되니 멘붕이 왔다. 도저히 더 작업할 엄두가 안났다.

와이프에게 내 능력 밖이라고 고백하고 사람을 부르겠노라했다. 눈치가 보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검색으로 가까운 곳의 개러지 도어 수리맨에게 전활 걸었다. 사진을 보내달란다.

그랬더니 일요일에 올 수 있지만 대략 350~550불 정도가 든단다.

멍청비용으로 50만~70만원을 낼 순 없었다. 그때부터 유튜브를 뒤졌다. 역시 수많은 튜토리얼이 있었다. 이것저것 살펴보다보니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들었다.

일단 월마트로 달려가 바이스 플라이어 셋트를 사왔다. 1개 5불쯤이었고, 3개짤가 12불쯤이었다. 양쪽 레일을 잡아두려면 2개만 있으면 됐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3개짜리 셋트를 샀다. 이 선택은 탁월했다.

날이 밝아 일요일 아침. 밤새 유튜브로 익혀둔 스킬을 총동원했다. 핵심은 도르래에 난 길을 따라 와이어를 잘 감아주고, 와이어 끝을 도어 끝 힌지에 걸어주는 것이었다.

이것도 멘붕의 연속이었다. 도르래에 잘 감아놓으면 와이어가 짧았다. 도르래는 스프링으로 장력이 걸려있는데 이걸 더 누르면서 줄을 당긴 뒤 걸어야했다. 수차례 해봤지만 실패. 한손으로 도르래를 밀고 나머지 한손으로 와이어를 당기면서 고리를 건다는게 쉽지 않았다.

한시간 정도 씨름 끝에 포기하고 들어가려던 찰나 양쪽 롤러를 고정하고 남은 바이스 프라이어가 눈에 들어왔다.

이 녀석을 도르래와 연결된 축에 물려서 손잡이로 쓰면, 와이어를 여유있게 당길 수 있어서 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양쪽을 비교적 쉽게 걸고 테스트. 총 5~6시간 낑낑댄 끝에 결국 성공했다. 집으로 들어와 와이프에게 승전보(?)를 전했다.

앞으론 늦었다고 서두르지 말아야겠다. 조급해지니 별일이 다 생긴다. 어쨌든 30달러 좀 안되는 돈으로 실수를 만회했다. 바이스 플라이어는 종종 쓸 일이 있을테니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