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후방카메라 수리기
차령이 10년을 넘어가다보니 여기저기 고장이 난다. 한 달쯤 전엔 에어컨 찬바람이 안나와서 11만원 주고 에어컨 압력밸브를 갈았다.
물론 5만5000밖에 안뛰어서 엔진이나 미션은 여전히 짱짱하다. 그래서 차를 바꾸는 것도 쉽지 않다.
여튼 몇 주 전부터 후방카메라가 안 나온다. 출고 시 영맨이 달아준 사제 후방카메라인데, 10년이나 버텼으니 장하다고 해야할까. 후방감지기조차 없던 시절에도 잘만 운전하고 다녔는데 어느 새 익숙해졌는지 후방카메라가 안되니까 불안했다.
내 차에는 위의 포스트처럼 태블릿이 매립돼 있다. 처음에는 후방카메라의 문제가 아니라 후방카메라의 입력을 받아 태블릿 화면에 뿌려주는 alleye-l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RCA 입력을 usb로 뿌려주는 easycap을 사서 테스트해봤더니 먹통. 결국 후방카메라 자체를 교체하기로 했다.
알리 1000원 샵에서 9000원에 산 카메라가 도착한 지난 주말, 결국 교체작업에 돌입했다. 우선 잘 되는지부터 테스트했다. 전원이 들어가고 있음에도 화면이 안나왔다.
이리저리 해보다가 카메라 불량으로 결론내고 새로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순간, 한 가지 가설이 떠올랐다. 이 카메라는 CVBS와 AHD 방식을 둘 다 지원하는데, 알리 페이지에선 연결 선 중 하나를 끊으면 AHD 방식으로 동작하고, 끊지 않으면 CVBS로 동작한다고 돼 있었는데, 알리 제품 설명 페이지가 반대로 돼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선을 끊고 다시 테스트했더니 화면이 나온다!
테스트를 마치고 지하주차장으로 가서 작업을 시작했다. 내가 타는 말리부는 트렁크가 아니라 범퍼 하단 번호판 위에 카메라가 붙어 있어 후방 범퍼를 내려야 했다.
인터넷 검색으로 방법을 숙지했지만, 처음하는 작업이라 쉽지는 않았다. 지하주차장이 너무 더워서 땀도 많이 흘렀다. 한 시간쯤 씨름하다 결국 후방 범퍼 내리는 데 성공!
이후엔 범퍼에 붙은 후방카메라를 바꾸고, 후방카메라와 후방등(?)을 연결했다. 여기까지는 뭐 그럭저럭 할만했다. 제일 난관은 신호선을 운전석까지 끌어오는 것. 땀을 뚝뚝 흘려가며 운전석까지 끌어오는 데 성공. 문제는 운전석 왼쪽 퓨즈박스쪽에서 태블릿이 들어있는 센터페시아까지 선을 끌어오는 것인데, 옷걸이 낚시질을 수십번 한 끝에 결국 선을 끌어오는데 성공했고 태블릿과 연결했다. (이 과정은 너무 힘들어서 사진 남길 생각도 안들었다)
결과는 이렇게 성공. 기존 카메라에 비해 색감이나 화질이 좋지 않다. 각도도 좀 틀어져있는 것 같은데 나중에 제대로 맞춰봐야겠다.
마지막 사진은 교체된 후방카메라 근접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