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에서 세번째 K810을 구했다
2022년 6월 29일, 하루종일 비가 내리던 날, 용산 모처에서 로지텍 K810을 구매했다. 당근마켓 어플에서 'K810'이라는 키워드를 넣어뒀는데, 마침 5만원이라는 합리적 가격에 알림이 왔고, 바로 약속을 잡았다. 아이를 데리고 용산에 도착해 대면거래 완료.
이 키보드는 단종돼 새 것을 구할 수 없다. 당연히 이 제품도 중고인데...
판매자의 설명처럼 사용감이 크지 않았고, 키보드 위쪽 유광플라스틱 부분은 원래 흠집이 잘나기로 유명한데, 약간의 흠이 있긴 했다. 그래도 꽤 만족스런 거래였다.
정확하진 않은데, 대략 6~7년은 됐지 싶다. 40달러쯤에 K810 리퍼를 직구해서 쓰고 있다. 이후 키보드로 밥벌어먹고 사는 나로선 K810 없이는 일이 안될 정도가 됐다. 노트북에 달린 키보드를 이용할라치면, 의욕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 녀석은 사실 한번 수리를 거쳤다. 오래 써서 그런지, 키캡이 한 두개 빠지기 시작했고, 억지로 껴넣어봐도 아예 키가 먹지 않는 놈도 있었다.
그래서 알리를 뒤져 저런 형태로 키보드 상판만 파는 판매자를 찾아 20달러쯤에 구매했고, 간단히 상판을 교체해서 쓰고 있다. 수리 난이도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나사 몇개 풀면 끝난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다보면, 이 제품이 단종된 것에 대한 불만의 글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에 로지텍에서 나온 MX Keys가 비슷한 키감을 갖고는 있다고 하는데, 아니라는 사람도 있어서 불안하다.
이번에 구입한 K810과 두어달쯤 전 당근에서 구한 K810, 그리고 사무실 내 책상에 있는 것까지 3대를 확보하고 나니 좀 안심이 됐다. 상판도 아직 이베이나 알리에서 구할 수 있으니(요즘들어 부쩍 물량이 줄어드는 것 같긴 하다) 당분간은 키보드 걱정은 덜었다. 만약 3대가 다 고장나고, 더이상 수리가 되지 않을 때쯤엔 키보드로 밥벌어먹고 사는 직업은 안하고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