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날(?)에 쓸 메신저 제작(1)

호작질거리를 찾아다니다 보니 LoRa라는 게 눈에 들어왔다. LoRa는 Long Range의 줄임말이란다. 이 기술은 IoT(사물 인터넷)를 위한 장거리 무선통신용으로 개발된 것 같다. 이동통신사가 깔아 놓은 통신망이나 WiFi, 블루투스 등의 통신망을 거치지 않고 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서양 덕후들은 이걸 활용해 세계 최후의 날(Dooms Day) 메신저를 만들고 있었다. 기존 통신망이 제 기능을 못할 최후의 날(?)에 이를 활용해 소통을 하겠단 것이다. 잠시 좀비떼의 공격을 무릅쓰고 가족을 위해 먹을걸 구하러 나갈 나의 모습을 상상해봤다
LoRa 통신은 도달 거리도 꽤 길다고 한다. 안테나도 엄청 큰 걸 달고, 탁 트인 공간이어야겠지만, LoRa 통신이 성공한 최대 거리가 331Km라니 최후의 날 메신저로는 꽤 유용할 듯 싶다.
LoRa 메신저가 나름 인기를 끄는 것은 ①기기 값 저렴 ②Meshtastic 펌웨어의 존재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태를 표시하는 LCD가 있느냐, GPS가 달려있느냐 등으로 여러 종류의 LoRa 지원 기기가 있지만, 나는 Meshtastic 지원 기기 중 가장 저렴한 Heltec社의 Wireless Stick Lite V3(윗 사진 아래쪽)를 준비했다. 국내에서 쓸 수 있는 주파수(923Mhz)를 지원하는 기기를 코인 할인을 이용하면 1만3450원에 불과했다. 통신을 테스트하려면 기기가 2개 있어야 하므로 같은 회사의 Lora V2(위 사진 위쪽 흰색 기판)도 따로 샀다. 이 기기는 1만3595원이었다(코인 할인 포함). 물론 Heltec Lora V2는 구형 LoRa 칩셋을 써서 현재는 Meshtastic 펌웨어 정식 지원 목록에선 사라졌다. (싸다고 덥썩 사고 난 다음에 지원이 끊겼단 사실을 알았단 것은 비밀)

지원 기기를 컴퓨터와 연결한 뒤 펌웨어를 올리면 끝이다. 코딩이고 뭐고 전혀 필요없다. 그리고 스마트폰에 Meshtastic 앱을 설치한 뒤 블루투스로 기기와 연결하면 바로 LoRa로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블루투스 — Stick Lite V3 —LoRa — Lora V2 — 블루투스 —스마트폰 이런 식으로 연결된다. 앱에서 메시지를 입력하면 다른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여기에서 끝나면 호작질이 아니다. 키보드와 액정(stick lite v3에는 액정이 안달려있다. 반면 Lorav2에는 달려있다.), GPS(stick lite v3와 Lora v2 모두 GPS는 안달려있다)를 달아 스마트폰 없이 기기 만으로 메시지를 주고 받을 수 있는 Standalone 메신저로 만들어볼 생각이다. 스탠드얼론 메신저로 만드는 과정은 2편에서 다뤄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