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 디젤 태블릿 매립기

말리부 디젤 태블릿 매립기

2014년식 말리부 디젤. 탱크 지나가는 소리가 나고, 엔진오일 교체 등 경정비에 드는 비용도 현대·기아차에 비하면 많이 들지만, 문짝이 뚜꺼워 안전할 것만 같은 느낌에다 디젤 특유의 초반 토크빨에 연비도 나쁘지 않아 계속 타고 있다. 차 바꿀 돈도 없지만.

2016년부터 내 차엔 태블릿이 매립돼 있다. 안드로이드 올인원이 막 인기를 끌 무렵이었는데, 말리부 디젤이 워낙 희귀한 모델이라 중국서 잭 바이 잭으로 쉽게 설치할 수 있도록 만들어놨을 것이란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전원만 연결하면 되는 태블릿을 매립하기로 결정.

처음으로 매립한 모델은 중국산 가성비 태블릿, Cube T8 Plus였다. 알리에서 120달러쯤에 샀는데, 마땅히 쓸데가 없어서 처박아두던 것이었다. 태블릿 매립의 가장 큰 난관은 전원이다. 태블릿에 들어있는 배터리는 한여름 땡볕에선 폭발할 수도 있다. 그래서 배터리를 빼고 12V to 5V 스텝다운 모듈을 이용해 자동차 상시전원에 연결해뒀다. ACC나 KEY-On 배선에 연결할 수도 있었지만, 부팅시간이 제법 걸리는지라 그냥 상시전원에 연결했다. 화면이 꺼져 있을 땐 크게 전력을 소모하지 않았고, 매일 자동차를 운행했기 때문에 방전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다.

태블릿 뒷면. 소리 잘 들리라고 외부에 스피커를 하나 달아줬고, 스텝다운 모듈도 붙여놨다. 배선 작업은 할만했지만, 레진 작업은 아무나 하는게 아닌거 같다.

기존 마감재에 위와 같이 레진 작업을 해서 설치했더니, 그로테스크한 상태가 됐다. 계속 이렇게 다닐 수 없어서 9인치 마감재(이건 수요가 얼마 없어서 그런지 당시에 7만원이나 주고 샀다)를 구입해 아래와 같이 만들었다.

OBD와 연결해서 자동차 정보 보여주는 몬스터게이지(13만원)도 하나 달았고, 후방카메라 때문에 OTG로 연결해 태블릿이나 PC에서 후방 카메라 화면을 띄워주는 Alleye-L(7만원, 지금은 단종)도 달았다.

한동안 잘 썼지만, 가혹한 환경에서 굴렀는지라 슬슬 맛이 가기 시작했다. 그래서 2020년쯤 미패드4로 업그레이드했다. 당시 LTE 모델의 중고가는 20만원선이었는데, 침수돼 화면 곳곳에 빛샘현상이 있는 놈을 중고장터에서 10만원에 구할 수 있었다. 어차피 마개조할거라 전혀 문제가 없었다. 자동차 전원 라인 작업은 Cube T8 매립 때 이미 다해놨으니, 처음 매립할 때보단 훨씬 시간이 덜 걸렸다.

현재 버전은 이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