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공기질 측정기 개선작업 3 - 종료
작년 11월부터 끌어오던 자작 공기질 측정기 개선작업을 마무리했다. 게으름 때문에 거의 반년을 끌어온 것 같다. 우선 완성샷부터.
DIY의 끝은 역시 하우징이었다. 전원 입력용 구멍과 하우징 뚜껑에 LCD를 넣기 위한 구멍을 만드는데 한참 걸렸다. 드릴로 뚫고, 드레멜로 파내고. 온갖 쌩쇼를 다했다. 검은색 플라스틱 가루도 바닥에 엄청 굴러다녔다.
물론 하우징만 어려운 것은 아니었다. 처음엔 만능기판에 각종 센서들을 땜질해서 점퍼 와이어로 이어주려고 했다.
배선할 것은 엄청 많은데 나의 납땜 실력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모든 센서를 우선 땜질해서 고정해두고, 거기에 점퍼 와이어를 땜질한다는 계획은 무모했던 것 같다. 한쪽에서 차례차례 땜질해나가지 않으면 쇼트가 나거나, 땜질이 견고하게 되지 않아 떨어지기 일쑤였다. 그래서 땜질은 포기하고 다른 방법을 찾았다.
미니 빵판을 여러개 이어서 도전하기로 결정. 다행이 하우징용으로 산 케이스 크기나 넉넉했기 때문에 큰 무리없이 우겨넣을 수 있었다. 참고로 원래 이산화탄소 측정을 위해 쓰던 MH-z19B는 아래처럼 침실에 뺏겨(?)버렸다.
알리에서 새로 하나 구했는데, 이번엔 MH-z19B가 아니라 MH-z19E를 샀다. B는 20달러 가량, E는 10달러 가량이길래 모험을 해봤다. esphome에서 uart방식으로 붙을지 확신은 없었지만, 싸기 때문에... uart로 안붙으면 pwm으로 붙이면 될 것이란 생각도 있었다. 어쨌든 yaml 수정 없이 E를 그대로 붙여봤는데, 찰떡 같이 붙었다. 수치는 B와 달리 안정적이진 않았는데, 절대 수치가 아니라 경향성을 보는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만드는 과정에서 배터리도 넣어보려고 했다. ADC 센서를 이용해서 배터리 전압 체크 + 잔량(퍼센트)을 체크까지 가능했지만, 불안했다. 굴러 다니던 리튬폴리머라 혹시나 과방전·과충전으로 폭발하면 어쩌나 싶었다. 10000mah짜리 보조배터리로 전원을 공급해도 대충 48시간 정도면 끝나는데, 굴러다니는 350mah짜리 넣어봐야 배터리 구동시간이 얼마 안될 것이란 점도 포기한 이유 중 하나이다.
배터리 구동은 포기하고, 외부로 전원 공급단자를 뺐다. 처음에는 esp32 보드의 마이크로usb를 연장해서 케이스 밖으로 빼는 방법을 생각했지만, 요즘 마이크로 usb 케이블은 들고 다니지 않아서 type c 단자를 달기로 결정. (물론 여행갈 때 이걸 챙길 정신이 있을진 잘 모르겠다)
사진 왼쪽이 전원 공급부인데, 역시 집에 굴러다니던 type c - 배터리 충전 모듈과 승압모듈을 이용해 5v 전원을 만들었다. 플러스와 마이너스를 esp32의 vin과 gnd에 직접 연결해 전원 입력까지 해결했다.
며칠 쓰다보니 문제가 있다. LCD에서 발열이 아주 없지 않은데, 케이스 안에 발생하는 열이 밖으로 못나가다보니 온도가 계속 상승하는 문제가 생겼다. 켜자마자 온도는 22도쯤인데, 한 시간 정도 돌리다보면 온도가 26~7도까지 올라가는 것이다.
DHT22를 썼다면 하우징에 구멍을 뚫어서 DHT22를 아예 바깥으로 뺐을텐데, SHT30을 써서 그러지도 못했다. 케이스에 구멍을 뚫어 SHT30을 최대한 구멍쪽으로 붙였지만, 한계가 있다. 알리에서 초소형 팬을 하나 사서 달까 싶은데, 이건 또 언제할지 모르겠다. 어쨌든 시작한 지 반 년만(물론 실제 작업 시간은 한나절 정도지만)에 드디어 끝내서 정말 후련하다.